비염수술 부작용 후기

걸 글로 써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걸로 내 인생이 얼마나 무너졌고 이로인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나 혼자만 알고 있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작용? 사실 처음에는 잘 알아차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우선은 수술 직후부터 한동안 계속 콧물이 났기 때문에

이게 부작용인거지 낫는 과정인건지 구분이 어려웠다.

 

그리고 보통의 부작용으로 빈코증후군과 같은 증상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진짜 콧물로 코가 막히는 것이 아닌, 대부분 건조해진 코 때문에 코가 막힌다고 느끼는 것이었다.

다만.. 나의 경우엔 코가 부어있기만 할 뿐 전에 없던 콧물이 쉴 새 없이 앞으로 흐르는 증상이 생겼다.

 

막힌 코가 뚤려서 콧물이 앞으로 흐르는 게 아닌가?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은 수술 과정에 있었다.

당시엔 수술이 매우 잘되었다(?)는 이야기에 억지로 안심하고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해도 정상적인 과정은 아니었다.

 

결국 몇년 뒤 다른 병원을 찾아다니며 원인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코 안의 살을 마구잡이로 난도질한 덕에 코의 정상적인 기능 자체가 상실된 것이었다.

생각보다 코는 뇌랑도 가깝고 미세한 혈관들로 예민한 곳이다. 

이런 곳에 무심한 칼날이 그렇게나 헤집어놨으니 정상일 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콧물에 정상적인 생활이 불편한 사람이 되었다.

겨울은 특히 사회생활 자체가 불가하며 여름도 에어컨 때문에 쉽지 않았다.

콧물 때문에 숨을 찾아야 해서 말을 오래 할 수 없었다.

밤에 잠을 잘 때는 코와 목이 아프며, 뭐만 먹었다하면 가래가 생겼고 가래 양도 이전의 두세배는 넘었다.

겨울에는 코 안이 아프며 어떤 약을 먹어도 건조해지기만 할 뿐 듣질 않았다.

마스크를 써도 콧물이 흐르는 것은 똑같았다. 먼지 때문이 아니었다.

 

그럼 재수술은? 

 

이 상태가 되면 더이상 건들 수가 없고 건든대도 더 심해질뿐 좋아질 수 없다고 한다.

 

그랬다. 이해가 갔다. 그래서 더 충격이었다. 이토록 예민한 코였다니.

내가 현재 불편한 점들을 생각하니 알게 모르게 그동안 코가 얼마나 많은 이로운 일들을 해왔는지 알수 있었다.

지금은? 그냥 포기하고 산다. 병원은 애초에 나를 포기했다.

 

끝으로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비염수술을 굉장히 쉽게 생각하는 의사와 나와 같은 환자들분께 경고하기 위함이다. 병원에 자초지종을 묻기에는 때가 너무 늦는다. 이미 기록들을 모두 지우고 나몰라라 한다. 의사 입장에서도 그렇다. 그도 지가 실수할 줄 알았겠는가. 뭐.. 쨌던 환자분들이라면 특히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정말 세심하게 이 수술을 고민해주길 바란다. 

Designed by JB FACTORY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