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원작 웹툰과 다른 결말 해석

 원작 웹툰으로 차마 표현되지 못했던 끔찍한 장면들을 19금까지 걸고 여과없이 털어내버린 '타인은 지옥이다 OCN 드라마판'. 10화라는 짧은 구성임에도 팬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애매했던 원작 웹툰의 결말을 반전의 요소로 삼아 완전한 결말로 종결. 어쩌면 좀 더 의미가 확실한, 메시지를 담은 결말이었다. 오늘은 최종 마지막화 10화에 대한 전체적인 리뷰와 함께 '타인은 지옥이다' 드라마가 주는 최종적인 메시지를 해석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이미 '타인'이란 무관심의 지옥 속에 살고있다 

 

주인공 윤종우(임시완)은 간혹 어머니를 그리며 어머니가 하신 "언제나 엄마가 있다는 걸 잊지말라"는 말을 되새김질하곤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유일하게 자신의 편이었을 어머니에게 차마 기대지도 못한 채 홀로 타인이란 감옥 속에 갇혀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그렇게 일이 터지고 나서는 살인범이란 루머까지 뒤집어 쓰고 낯선 사람들의 입에 피자나 뜯으며 오르내리는 신세가 된다. 어제 오늘 하하 거리며 같이 일을 하던 직장 동료들도 대표가 죽자 바로 남인양 헤어진다. 마치 동물처럼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닌 '타인'이란 존재가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하잘것 없는 존재인지를 대비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인류애라는게 사라진지 오래인 현대 사회 모습을 제대로 조명하였다.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즐긴다

 

 인간 역시 약육강식의 동물적 본성을 숨기고 있을 뿐, 이를 여전히 지니고 있다. 작게는 나보다 잘나보이는 남이 잘되는 꼴을 못보는 병민 선배(김한종)부터 크게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모두를 심판해버리는 서문조(이동욱)까지. 더군다나 서로를 잡아먹고 싶어하는 안달난 마음을 표출하는 것이 '좋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 에덴고시원의 모토였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 자체가 끊임없이 그렇게 강한 유전자들을 선별해온걸지도 모르겠다. 약한 것들을 괴롭히고 짓밟으며 얻어낸 쾌락이나 자존감의 증명은 많은 인간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이들을 성장시켰다.

 


결국 본능을 선택한 주인공

 원작 웹툰에선 주인공을 '피해자'로 보이도록한 열린 결말이었다면 드라마에서는 완벽히 서문조(이동욱)의 작품으로 재탄생한 '가해자' 윤종우(임시완)를 그리고 있다. 결국 타인이란 지옥에서 그는 생존을 위해 가장 가학적이고 동물적인 수단을 선택했다. 그렇담 그는 왜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 정말 오로지 서문조가 그를 '잘 꼬드겨서' 애꿎은 이가 넘어간 것일까?

 

 서문조는 결론적으로 인간의 본능적이고도 얄팍한 본성을 아주 잘 집어내는 인물이었다. 끊임없는 관찰로 우리가 아닌척 모른척 기만하던 실체를 낱낱히 파헤쳐 대놓고 말을 하던 인간. 그러다보니 그는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했을,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증오심까지도 실제 행동으로 풀어내 버린 아주 판타지스러운 인물이기도 했다. 어쩌면 가장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살인이란 궁극적 본능을 아무도 모르게 실행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매혹(?) 포인트였다.

 

 다만 윤종우는 그런 그와는 대비적으로 가난에 찌들어 사람에 찌들어 아주 소시민 중에 소시민에 불과했다. 주인공은 정말 되먹지 못한 놈, 병민 선배에게도 까이던 자존감 제로의 인물이었다. 자신의 자존감을 증명할 수단이 딱히 없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사람은 타인을 해하고 짓밟고 일어섬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게 된다. 즉 그랬기에 더욱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만한 역량이 충분했다고 여겨진다.

 


 끝으로 '타인은 지옥이다'가 10회로 마무리되면서 베일에 싸여있던 결말이 드러났다. 큰 차이가 없을 줄 알았는데 짧은 화수에 반전까지 표현해준 과정이 꽤나 완성도가 높았다. 나날히 발전해가는 OCN 장르 드라마에 박수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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